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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회 추천 - SHOW ME YOUR SELFIE
    미술 2019. 9. 13. 17:57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산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진행중인 SHOW ME YOUR SELFIE 전시회에 대해서 적어볼까합니다. 저번달에 일산에 볼 일이 있어 들렀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현수막에서 보았던 전시회입니다. 전시회 이름 그대로 SHOW ME YOUR SELFIE, 즉 나에게 너의 셀프카메라 사진을 보여줘라는 단순한 해석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여자친구와 함께 전시회에 갈 때도 아마 작가들이 자신의 셀프카메라 사진에 의미를 부여해서 작품으로 만든 가볍게 보면 될 사진전일 것 같다라고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전시회 첫 작품을 보자마자 제가 틀렸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의 SELFIE는 흔히들 아는 셀프카메라 사진이 아닌 '정체성'으로 해석해야 옳았습니다. 전시회 이름을 다시 해석하자면 나에게 너의 정체성을 보여달라, 너의 역사와 경험 그 모든것들을 나에게 보여줘라 정도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절대로 가볍게 볼 전시회가 아니었던 것이죠. 특히나 제가 가장 어려워하는 현대 미술이었기에 더욱 가볍게 볼 수 없었답니다.





    기간: 2019/07/16~2019/10/06


    장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816 (중앙로 1286)


    전시작가: 이형구, 정연두, 탁영준, 캔디스브라이츠, 데이비드 크리펜도르프, 워렌 네이디치, 니나 E숀네펠드, 리전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아람미술관이 마련한 영상미디어아트展 <SHOW ME YOUR SELFIE>는 동시대 미술의 특징과 변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전시이다. 인터넷의 광범위한 영향과 국제적인 정보공유에 따른 현대인의 생활상에 주목하여 우리 문화의 일면과 예술의 관계를 살핀다.


     오늘날 컴퓨터와 모바일은 개인의 일상에 중요한 역할을 점하는 친근하고도 필수적인 도구이다. 개인은 인터넷으로 공동체와 수시로 연결되며, 지역과 문화를 넘나든다. 그리고 최근 사람들의 일상에 깊게 들어온 소셜네트워크는 개인들의 인식을 특징짓는 대중문화로 현상화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현재의 문화와 공명하는 매체인 영상미디어를 통해 개인의 의미와 개인과 공통체간의 관계를 사유한다.


     참여작가들은 자기분석, 행동 및 문화를 연결하여 인간경험의 한 형태로서의 예술개념을 형성한다. 감정과 인식은 사람들의 사려 깊은 행동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공동체의 한 개인으로서의 예술가들 역시 그들의 경험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수단인 작품을 통해 '어떤 의미들'을 전달한다. 최근 들어 작가들은 다수가 공유하는 평범한 문화의 평범한 경험에서 예술의 가능성과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당신의 정체성을 보여달라'는 전시의 제목은 동시대 미술이 주목한 우리의 사유방식과 행동, 그리고 개인적 혹은 사회적 관계의 전모를 드러내고자 한다. 고양과 베를린 두 도시가 협력하여 마련한 이번 전시는 국내외 작가 8인이 참여하여 깊으면서도 무겁지 않은 작가적 통찰을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현대미술 자체가 사실 일반인들에게 꽤나 난해한 장르로 분류됩니다. 저 또한 서울 시립미술관이나 기타 전시관에서 현대 미술을 접하면 어떤 의미인지 종잡을 수가 없어 당황한 적이 많구요. 그러나 이번 전시회는 도슨트의 설명을 먼저 듣고 다시 한 번 전시회를 감상했기에 비교적 작품을 받아들이기가 수월했습니다.


     그중 탁영준 작가의 <무제, 흩어진 과거>에 대한 리뷰를 간략하게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시회를 다녀온지 시간이 흘렀기에 당시 작품을 보며 느꼈던 감정과 해석이 정확하게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인상이 너무나 깊게 박혔기 때문에 짧게나마 적어보고자 합니다. (아쉽게도 작품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검색해보시면 쉽게 확인하실 수 있으니 작품을 보고 싶으시다면 검색해보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전에 탁영준 작가가 성 소수자라는 이야기를 도슨트를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어린시절 아버지가 일하는 자동차 공장에 자주 갔었다고 합니다. 그에게 있어 자동차 공장의 그 역동적인 소리들은 강한 남성성의 이미지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남성성 자체는 성소수자인 그에게 내면으로부터의 거부감이 있었고, 자동차 그 자체가 그에게는 불편한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동차를 분해하고 잘게 자르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강한 남성의 오브제 역할을 해왔던 자동차를 잘게 자르면서 강함이 아닌 연약함을 느끼게 되고 과거에 자신을 옭아매던 무언가를 극복하고 거기로부터 해방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작품에 대한 정확한 감상은 아마 이와는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꼈던 감정은 이와 맥락은 동일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상처나 어떤 사건을 극복하지 못합니다. 이 과정 자체가 매우 어렵고,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 그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본인 스스로에게도 큰 발전의 발판이 됩니다. 


     당시 전시회를 나오며 나는 과거에 겪었던 상처들, 앞으로 겪게 될 상처와 고통들을 용기를 내어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전시회가 끝나고 여자친구와 들렀던 주변 카페입니다. 비오는 날이었는데 밖을 바라보며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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